너는 타인이 지옥이라고 했다
나와 다른 인격체를 마주하며 그것들이 주는 수많은 자극들을 몸뚱아리로 받아들이는 일은 짓이겨지 듯 지겨운 일
가끔 그렇다. 어떤 생각을 느껴야 하는지도 누군가에게 답을 얻고 싶을 때가 있어
무기력한 와중에도 생이란 것은 현상으로서 존재하고
존재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벅차고 지루해질 때
나는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싶어진다.
대체로 너였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이제는 너를 사랑하지 않는 걸
사랑을 잃은 동물의 꿈은 무채색이야
나는 평생 색을 잃는 악몽을 꿨다
문장이 너무 시적이어서는 곤란하다
하지만 신약한 자의 문장은 매번 불필요하게 과하고 습하다
혼란의 자아 속에서 명료한 문장을 내뽑는 것 자체가 곤란이야
내뱉는 것은 책임 없이 싸지르는 것과 동등한 일
그것이 흔들리는 자아가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생의 방식
네 말을 한동안 가끔 생각하곤 했다
수많은 사랑과 생들 속에서 한 번도 행복했던 적 없으면서도
자각하지 않고 흘려보내기만 했던 방식들을 기어코 의식 속으로 끌어다 올리며
사랑하지 않는 자의 생은 가난하다
결핍과 궁핍도 병든 자에겐 과분해
결말을 갈구하는 방식이 한 시절의 고뿔과 같다는 자들이 있었으나
현상의 반복을 생으로 규정하는 자에겐 결국 그것이 평생의 습관일 테니
네게는 자신있게 말했다 우리는 서로이고 타인이라 생각하지 말자고
말에는 힘이 있으니
믿고 싶은 것을 나에게 강요하다보면 언젠가 나도 내가 믿는 인간이란 모습으로 살게 될까
공허는 존재보다 짙고
공허의 종교는 더 크고 깊어서
순종하는 마음으로 너의 눈을 바라볼 때
차라리 네 눈에서 같은 향기를 맡고 싶다 생각한다
외로운 짐승 둘이 짓이겨지고 불에 타들어가는 방식으로
무엇인가의 소멸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방식이면 차라리 이리 지루하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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